와일드바디



나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단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초콜렛이나 초코과자는 약간 무거운 느낌이 들지만 아이스크림은 그렇지 않다. 나에게는.

보통 학교에서 퇴근할 때 내 자취방 1층에 있는 마트에서 할인하는 아이스크림을 몇 개 사서 올라간다. 주로 초코랑 관련된 아이스크림을 즐겨먹는데, 그 중 '와일드바디'라는 아이스크림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다.

어제는 날씨가 매~~우 추웠지만, 집에가는길에 아이스크림이 먹고싶어서 몇 천원치 사서 방으로 올라갔다. 최근 마트에 와일드바디가 없어서 헛탕을 치곤 했었는데, 오늘은 마침 와일드바디가 한가득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기쁜 마음으로 씻고나서 재미있는 예능을 켜놓고 내가 좋아하는 와일드바디를 한입 음미하는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닳았다. 와일드바디 맛이 바뀐 것 같다.

와일드바디는 커피와 초코향이 입속에서 뒤섞이며, 유제품의 찐득찐득한 식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는데.... 오늘따라 뭔가 물탄 우유맛이 느껴졌다. 진심으로 화가 나더라.

아무리 먹어봐도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분명히 맛이 변했다. 제조 과정에서 조합을 바꾼 것이 분명하다. 내 삶의 몇 안되는 소소한 낙 중 하나였는데... 겨울이라서 아이스크림 매상이 떨어져서 이렇게 밑장을 빼는 짓을 하는 것일까?

나는 보통 평범하게 아이스크림을 3~4개는 먹어야 멈출 수 있다. 와일드바디 다음으로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쿠앤크, 누가바, 옥동자 등이 있으며 예외로 요맘때 딸기맛도 좋아한다.

와일드바디가 나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그 다음 주자인 쿠앤크, 누가바 그리고 요맘때까지 4개를 연달아 먹어버렸다.

먹고나서 느낀점이 와일드바디와 쿠앤크, 누가바 모두 맛이 변한 것 같다... 내 착각인지 혀가 이상해진 것인지 모르겠다. 요맘때는 변함없이 맛있었다.

단 맛을 느끼는 혀의 미뢰가 고장이 난 것일까?... 오늘 퇴근하면 가장 먼저 냉장고에 있는 와일드바디를 먹어봐야겠다. 과연 내가 배신당한 것인지... 내 혀가 맛탱이가 간 것인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