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무슨 바람이 든 것인지, 설날을 맞아서 내 고향 동내를 천천히 돌아보았다.
나는 내가 태어난 집에서 내가 군대를 갈때까지 이사를 단 한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그렇다 보니 동내를 산책하면서 수없이 많은 과거의 추억과 흔적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오랜 시간을 서서 바라본 장소는 우리집 바로 앞의 사거리 골목었다.
< 한산한 설날 아침의 집앞 사거리 풍경 > |
어린 시절 나에게 이곳은 자전거와 롤러스케이트를 타던 경기장이었으며,
야구와 축구를 했었던 운동장이었으며,
숨바꼭질과 도둑잡기를 했던 놀이터였다.
그 당시에는 뭐든 할 수 있을것만 같던 공간이지만 지금은 좁은 동내 도로로 밖에 보이지 않더라.
< 친누나가 힘겹게 나를 자전거태워주는 모습... 아마도 2~3살 쯤이었던 것 같다 > |
그러다 문뜩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참 좁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과거보다 '많은 것을 알아서'일수도 있지만 '정말로 내가 커져서' 일수도 있다는 재밌으면서 당연한(?) 생각을 했다.
그렇게 조그마하던 시절에는 세상이 얼마나 커보였을까.
세상은 완전히 성장한 나에게도 충분히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지만,
세상 모든게 커다랗고 신기했던 순수한 어린시절이 그리워지는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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