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스윙댄스 씬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 하는 리딩&팔뤄잉이라는 표현이 다른 표현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스윙재즈에 맞춰 춤을 추는 스윙댄스에는 리더&팔뤄라는 개념이 있다.
리더와 팔뤄는 같은곡에 함께 춤을 추게되며, 이 때 리더는 1차적으로 춤을 이끌어가는 역할, 팔뤄는 그에 따라 따라오는(following) 역할을 한다(사전적 의미).
시대의 변화에 따라 스윙댄스도 많은 변화를 이뤄왔고, 아마도 리더와 팔뤄의 역할 또한 과거와는 사뭇 다른 형태로 변화해온 것으로 보인다(최소한 한국 씬에서).
현대에는 리더&팔뤄 서로 모두 표현의 자유를 동등하게 가지고 자신을 열심히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외국의 스윙씬에서 그러한 모습들이 먼저 보였던 것 같다.
또한 그를 경험하고 온 다양한 한국 댄서들이 이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모습을 숱하게 봐왔다.
스윙댄스에서 call and response라는 개념이 리더→팔뤄의 한 방향(one way)의 의미라면 리더의 역할은 리딩, 팔뤄의 역할은 팔뤄잉이 주가 되어야 하는것이 맞다고 본다.
하지만 실제로 스윙재즈에서의 call and response는 누구나 call을 시작하는 주체가 될 수 있고, 나머지가 response를 하게되는(또한 여기에 다시 response를 할 수 있는), 신호를 서로 양방향으로 주고받는 있는 개념이다.
따라서 이를 스윙댄스에 적용시켜 보면 당연하게 리더, 팔뤄 누구나 call을 시작할 수 있고 response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call&call 및 response&response는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범주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더 큰 범위로 확장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럼 이제 리더와 팔뤄의 역할에 대해 논의를 해보자면, 우리가 추는 스윙댄스는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즉흥댄스이다(추후 서술될 내용은 스윙재즈 뮤지션에 대입해도 유사함).
이런 즉흥적인 요소를 위해 우리는 서로의 call을 기다리고, 그에 따라 response를 한다.
여기서 서로 다른 사람이 만들어내는 call과 response 사이에는 당연히 절대적으로 “시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나는 이러한 시간의 차이에 의해 리더와 팔뤄는 절대적으로 역할의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이러한 시간에 차이 의한 역할 차이의 유무는 아래와 같은 예시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 동일한 시간대: 2인3각, 조정, 단체군무(안무) → 동일한, 약속된
- 서로 다른 시간대: 투수와 포수, 스윙밴드의 연주 → 커뮤니케이션
우리가 동일한 펑션을 가지고 동일한 물리적 움직임을 수행해야 하는 경우 또는 통일된 형태로 움직이는 경우 페어를 이루는 사람의 움직임에 “시간”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그룹 구성원 서로를 파트너라고 표현하지 않고, 팀 또는 한몸과 같은 단어로 표현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투수와 포수의 경우 공을 던지는 투수와, 공을 받는 포수의 물리적인 역할은 서로 다른 시간대에 존재(던지고 → 받고)하며, 따라서 이러한 서로 다른 역할의 둘은 한쌍의 배터리(파트너)로 표현되곤 한다.
여기까지 서론이 정말 길었고… 이제 본론을 이야기 해보자.
그렇다면 리더는 리딩만 해야 하고, 팔뤄는 팔뤄잉만 해야 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내가 말하고 싶은 말은 리딩&팔뤄잉이란 단어 자체가 이를 사용함에 있어 혼동을 야기할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리더가 있기에 리딩이 있고, 팔뤄가 있기에 팔뤄잉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
투수의 공이 던져지는 과정이 투수에 의해서만 결정이 되는가? 실제로 투수와 포수가 함께 경기의 흐름과 상대 타자의 경향성을 파악해가며 하나의 공을 던지는 방법을 결정한다.
결국 투수가 던지는 공 하나는 투수의 손에서 나왔다고 하여 투수가 던진 것이라고 본다면 그건 정말 1차원적인 접근이다. 그 하나의 공은 배터리의 의사소통에 의한 합작품이다.
스윙재즈에 대입하여 보면 리더는 한곡의 춤을 추기 위한 베이스를 담당하고 있으며 팔뤄는 춤을 완성시키기 위한 멋진 멜로디를 채워넣는 역할에 비유해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멜로디만 멋질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베이스(드럼 등)도 자기주장이 강할 수 있다!(예시는 어디까지나 예시이다).
우리가 추고있는 춤은 리더와 팔뤄가 함께 만들어 낸 것이다.
춤을 추는 도중, 순간순간의 방향성에 대한 “신호”는 리더, 팔뤄든 누구든 전달할 수 있는 법이다.
나는 소셜 중에 나를 밀고 돌거나,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변화(만드는)시키는 팔뤄들을 매우매우 좋아한다(그 신호를 알아채는게 정말 어렵고 잘 하지는 못했지만...!).
그 순간 단조로운 내 춤이 갑자기 여러 갈래로 뻗어나갈 수 있게되는 다양성과 생동감이 생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그 이후에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신호보다 팔뤄가 대체 이 다음엔 뭘 하고싶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고, 그를 위해 둘이 함께 만들어 가는 춤에 대한 집중력이 몇 배로 상승하게 되는 것 같았다.
경험적으로 그러했던 춤들은 아직도 내 머리속에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숱하게 들어온 통칭 “역리딩 하는 팔뤄”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대한 반응을 정리해보면 크게 아래와 같다:
- 아이고 깜짝이야, 이게 대체 뭐람
- 아니 지금 팔뤄가 팔뤄잉안하고 리딩을하네??;;;
- 와 이게 뭐야? 당황스럽지만 재밌네~
- 오 너 쫌 놀줄 안다~ 더해보자!!
위의 반응들 중에 어떤 응답들이 과연 정답일까? 사실 모두 정답도 오답도 될 수 있다.
왜냐면 춤을 배워온 사람들 각자 배워온 춤의 방향성과 개념들이 자리잡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는 항상 계속 변해오고 있고, 그에 따라 사람도 문화도 계속해서 바뀌게 될 수 밖에 없다.
개인적인 견해가 엄청나게 길었는데, 내가 말하고 싶은 결론은 이것인 것 같다,
→ 리딩 팔뤄잉이라는 표현 보다는 그냥 “신호”가 어떠신가요?….
→ 예시1) 회전 락스텝 리딩(x) → 회전 락스텝 신호(o)
→ 예시2) 또는 리더가 에너지를 만들면 & 팔뤄가 에너지를 만들면
현대에는 리더&팔뤄 모두 동등하게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받고 있지만, 그에 비해 리딩&팔뤄잉은 너무 구시대적 표현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리딩&팔뤄잉은 리더&팔뤄라는 단어에 묶여서 역할적인 한계를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이러한 단어 하나가 정말 별 것 아닐 것 같지만, 최종적인 우리의 행동과 인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나는 “신호”라는 표현을 앞으로의 의사소통 및 강습 과정에 사용하는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장문의 뻘글을 쓰고 나니 또 여러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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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개성 다 죽여놓고, 사회 나오니 개성이 없다는 우리 사회
→ 언제는 리딩만 받으라더니 갑자기 팔뤄가 뭔가를 해라구?;;
→ 리더는 리딩만 주라더니 갑자기 팔뤄잉도 같이 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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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때는 이렇게 배웠는데 요즘 애들은… 어휴
→ 와 참 팔뤄가 자유분방하네…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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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꼰대들은 왜 저렇게 꽉 막혔을까?
→ 내 팔로 목도리도 만들겠다! 재미는 있지만 표현의 자유는 없는 무한리딩
앞에서도 말했지만… 정답은 없다고 본다… 결국 시대의 흐름…
결국 시대의 흐름을 타고가느냐, 또는 내 취향과 확고한 신념을 유지하느냐는 개인이 스스로 정하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죽기 직전까지 평생 스윙댄스를 즐기고 싶은 사람으로써, 앞으로 남은 60~70년은(100살까지) 더 춤춰야 하는데, 내가 변하지 않고서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갈 자신이 없다!
(나중에 막 가상현실에 들어가서 춤추는 시대가 올 수 있으니 VR도 꼭 사봐야겠다 (?))
나는 나중에 늙어서도 모든 연령대의 다양한 댄서들과 함께 즐겁게 춤을 추고싶고, 나라는 사람의 춤을 계속 보여주고 싶다!
린디하퍼 네버 다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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